판단의 갈림길에서

당현증 전 부천시의원 | 기사입력 2021/04/04 [02:07]

판단의 갈림길에서

당현증 전 부천시의원 | 입력 : 2021/04/04 [02:07]

▲ 당현증 전 시의원 

사물을 인식해서 논리나 기준 등을 따라 판정을 내리는 일이 판단이다. 판단을 위한 조건이 인식에서 비롯된다면, 인식은 사물에 대한 분별과 판단으로 알게 되는 일[인식행위]이라 할 수 있다. 더 깊이 들여다보면 사물에 대해 참[眞]이라고 하는 것을 얻는 과정이라고도 볼 수 있다.

 

청명(淸明)이다. 봄이 짙어지며 하늘이 맑아지는 시절이라는 데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지난해 발생한 코로나19라는 희대의 역병(疫病)으로 한 해 이상을 온통 억압과 통제 가운데 버티며 견뎌왔다. 돌아올 수 없는 인내와 시간의 강물이 흘러가도, 올 봄은 지난해 봄보다 더 가혹하다.

 

이 시대의 진실이 과연 무슨 의미가 있을까를 고민해 본다. 아니 진실의 기준이 흔들리고 있다는 느낌이다. 안타깝게도 그런 사례를 직접 목도하는 일들이 대부분 정치권이나 정치인들의 행태로부터 보고 듣고 알게 된다. 정치와 정치인에 대한 인식과 의미가 너무 부정적 결과를 가져온 것은 거짓말로부터 비롯된다. 이제는 그 범위가 공직자와 정부의 산하기관의 직원에게까지 넓고 깊게 산재해 있어 많이 어둡다.

 

오늘은 부활절(復活節)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기념하는 절기를 일컫는다. 기독교의 가장 중요한 축일이자 최대 명절이다. 이 시기에는 달걀을 많이 이용한다. 부활이 다시 산다는 의미에서 일 것이다. 변신과 개혁으로 확대 해석한다면 과욕·과오일까. 옛날로 돌아가고 싶지 않거나 불행한 과거와의 양가적(陽價的)] 변화를 추구할 때 부활을 참다운 의미에 부합할 수 있을 것이다. 

 

다시 봄꽃들의 축제를 시샘하는 봄비가 하루를 넘기고도 계속된다. 보도 위엔 채 만개하지 못한 낙화가 분분(紛紛)하다. 올려 바라다 보아야 할 향기가 땅 위에 내려 누워 있어 못내 서럽다. 봄꽃나들이를 강력하게 통제하고 허가받은 국민들에 한해 출입할 수 있다는 꽃의 정원인 국회의 윤중로는 지금 불행의 표상이다. 그래서 봄비가 슬퍼 보이는 이유이다. 

 

한식(寒食)도 이어진다. 설날·단오·추석과 함께 민족의 전통 4대 명절 가운데 하나다. 계절적으로는 한 해 의 농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때로 조상의 무덤을 보수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중국 춘추시대의 충신 개자추(介子推) 전설에서 비롯돼 일명 불 사용을 금지해 ‘찬 음식’을 먹는다. 이름 하여 ‘냉절(冷節)’, 또는 ‘숙식(熟食)’이라고 부르기도 했다는 고사(古事)이다. 

 

보궐선거를 위한 투표가 정해진 지역에서 실시된다. 선거는 판단에 의거한다. ‘가려 뽑는다’는 의미가 말하듯 가려내고 그 가운데 선택하는 일이 투표다. 법으로 정한 국민의 권리이고 의무이다. 권리는 개인적일 수 있고, 의무는 전체적인 역학 관계를 갖는다. 후보자가 선택되면 임기가 보장된다. 그 기간 동안 유권자는 지켜보거나 견뎌야 한다. 잘잘못에 대한 판단과 분별의 기간이 임기다. 

 

온 나라가 시름에 겨워 힘겹고 버겁다. 가난한 희망의 굴곡이 너무 높고 깊다. 자연의 순환은 그 시작이 봄이다. 자연이 선사하는 역동의 계절이 잔인한 것은 용트림에 의한 힘겨움이지만, 위선과 패륜에 의한 인륜적 심로(心勞)는 불행이다. 자연에 항거한 겁 없는 인간의 대가가 가혹해지는 지금은 분명 진실을 위한 반성적 부활의 시간은 아닐까. 

 

부활의 의미를 일깨운 예수의 죽음이 거룩한 것은 극한의 고통을 통한 위대한 인류애(人類愛)의 선물이다.  개자추의 전설이 한식을 넘어, 꽃향기 속의 봄밤이 시샘의 빗속에 값없이 지는 지금은 판단의 난세(亂世)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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