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광역소각장 논란과 부천의 미래

김기현 부천YMCA 사무총장 | 기사입력 2021/02/22 [10:08]

[특별기고] 광역소각장 논란과 부천의 미래

김기현 부천YMCA 사무총장 | 입력 : 2021/02/22 [10:08]

좌충우돌, 광역소각장 협약식 

 

부천시는 지난 2월 16일 개최된 부천시의회 도시교통위원회 업무보고에서 2월 22일(화) 인천시, 서울 강서구와 광역소각장 기본협약 온라인 체결을 예고하였다. 그 후 해당 지역 서영석 국회의원이 “시민들과 함께 끝까지 싸워나가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발표하는 기이한 장면이 연출되고, 부천시민연대회의도 성명서를 통해 “광역소각장 추진을 중단하고, ‘쓰레기문제 해결을 위한 민관협의체’ 구성”을 요구하며 “일방통행식 ‘광역소각장’ 기본협약을 체결한다면, 부천지역 시민단체들은 지역주민들과 함께 연대투쟁에 나설 것임”을 경고하였다. 이러한 집단 반발 속에서 부천시는 협약식을 무기 연기하였다. 

 

그런데....이게 두 번째다. 부천시는 작년 11월 5일, 부천시의회에 부천시·인천시·강서구 광역소각장 협약식을 11월 10일 개최할 예정이라고 알렸고, 처음으로 이 소식을 접한 해당지역 주민들이 강력하게 문제제기하고, 정치권에서도 논란이 끊이지 않자 무기한 연기를 했는데 이번에 또 다시, 일방적인 협약식 예고와 무기한 연기를 반복한 것이다. 

 

부천시의 입장

 

부천시는 ‘자원순환센터 현대화(광역화) 사업’을 추진하며 “2030년 처리불가능한 쓰레기가 182톤/1일으로 예상된다.”며 “자원순환센터 증설은 불가피하고, 부천시 재정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광역화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주민들이 제기하는 환경우려에 대해서는 ‘하남시 유니온파크’를 예시로 들며 견학을 진행하고 있다. 

 

주민들의 입장

 

해당 지역에서는 오정동 주민자치회, 마을자치회를 중심으로 ‘오정동 광역소각장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상대책위’)가 구성되어 강력한 반대를 천명하고 있다. ‘비상대책위’는 “인천쓰레기 일일 300톤, 서울 강서구 쓰레기 일일 130톤을 우리 지역으로 들여올 수 없다”며 “무조건 소각장 시설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노후된 소각장은 현대화하여 체계적으로 운영하고, 폐기물 발생지 처리원칙에 따라 쓰레기는 각자 (부천 쓰레기만) 처리해야 하며, 주민동의 없이 추진된 소각장 광역화는 반드시 철회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기후위기 시대, 쓰레기 문제

 

2025년 수도권매립지 폐쇄로 대책마련이 필요하고, 대장신도시 건설과 시설 노후화로 현재 운영 중인 자원순환센터는 증설이 불가피하다는 객관적 상황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다만 이러한 상황이 바로 예산절감을 위한 광역소각장 필요성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에너지와 자원에 대한 정보가 금세기의 근본적인 기술이 될 것이다.”(지그마르 가브리엘 독일연방 환경장관, 2006년)

 

기후위기로 인한 한파, 폭염, 가뭄, 홍수 등 환경재앙이 (세계 곳곳에서) 점차 심각하게 발생하면서 기후위기 대응은 시민사회 의제에서 국가적 의제로 바뀌고 있다. 

 

현재와 같은 마구 쓰고, 마구 버리는 사회.경제 시스템은 이미 지구생태용량을 초과하여 지속가능하지 않다. 이러한 문제를 인식한 선진국들은 “장기적이고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한 자원 사용”을 중요한 국가적 의제로 설정하여 “높은 자원 이용 경제에서 낮은 자원 이용 경제로, 즉 생태적 시장경제로 옮겨가는” 노력을 구체화시키고 있다. 

 

▲ (그림) 세계적 물질 흐름에 대한 미래 예상(『고갈되는 자원, 더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없는가』 프리드리히 슈미트-블레크, 55쪽)  © 부천시민신문


독일의 부터탈의기후.환경.에너지연구소 부소장인 저자는 인류가 생존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기업과 개인적 절약에 의한 물질 흐름 개선, 더 나아가 경제 시스템을 앞으로 몇십년 동안 10분의 1로 자원 사용을 줄여(팩터10) 탈물질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이러한 노력에 성공하는 국가가 미래 경제체제를 선도적으로 이끌어 갈 것이라고 예상한다. 이러한 주장은 이미 ‘지속가능한 도시’를 위한 선진적인 도시 실험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미국 오리건 주의 포틀랜드 시는 쓰레기 흐름을 줄이기 위하여 “지속적이고, 재활용할 수 있으며, 재사용할 수 있고 쉽게 자연 분해되며, 에너지 친화적이고, 재활용된 물자로 만들어진, 독성이 없는” 친환경 제품 또는 서비스를 “최대한 경제성 높게” 구입하도록 하는 지침을 가지고 있고, 샌프란시스코는 2010년 재활용률 77%를 달성했다.

 

스페인 바스크 지역의 88개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60곳이 ‘폐기물 제로(Zero Waste)’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미 재활용률 70%를 달성했다. (2016 지구환경보고서, 『도시는 지속가능할 수 있을까?』 월드워치연구소, 419~421쪽)

 

책임있는 시민들, 미래계획을 함께 세우는 도시 

 

쓰레기 문제는 누구도 자유롭지 않다. 그러나 ‘쓰레기 문제 해결’은 시민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숙의하고, 스스로 책임지고, 민관이 함께 모니터링하고, 실천해야 가능하다.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조 없이 쓰레기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하버드 MBA 교수인 조셉 바다라코는 그의 책 『가장 좋은 의사결정을 하는 5가지 방법』에서 좋은 정책결정을 위해서는 “프로세스를 정립하라; 성급한 결론을 내지 말고, 적임자를 한데 모으고, 간단한 의사결정 트리를 만들고, 반대 목소리를 활용하고, 필요할 때까지 최대한 질문하라”고 조언한다. 

 

부천시의 중요한 정책 결정은 시민들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그렇다면 결론을 정해놓고 상황을 몰고 가거나, 찬반의 대립과 갈등을 넘어, 민관이 머리를 맞대고, 발생될 장점과 단점을 다양하게 검증하고, 힘의 대립보다 상호존중과 숙의를 통한 합의를 이루어 모두가 이기는(win-win), 그래서 모두가 도시의 주인으로 성장하는, 미래 지향적인 도시를, 이제는 만들어가야 한다. 

 

[필자 소개] 김기현

부천YMCA 사무총장, 실천하며 글쓰는 시민운동가.

광주항쟁의 진실을 접하고, 사회운동에 뛰어들어 학생운동, 노동운동을 거쳐 1993년부터 YMCA 실무자로 일하고 있다. 

사회적 실천과 영성생활을 함께 하는 것을 삶의 방향으로, “무슨 일이든 힘을 다하라. 그리고 아름답게 벗어나라. 다하지 않으면 세상과 멀어지고, 벗어나지 못하면 세상에 잡힌다."(채근담)를 좌우명으로 하고 있다.

 

진단과 전망은? 

국가현안이나 지역현안에 대하여 진단하고, 정책적 의견을 제시하여 공론(公論) 형성을 목적으로 하는  '진단과 전망'은 매주 화요일 발행되나 이번 주는 사안이 긴박하게 진행되어 월요일에 발행한다. 

 

* 이글은 부천YMCA 진단과 전망에 게재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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