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소각장 없는 명품도시에서 살고 싶다”

오정주민들, “광역쓰레기소각장 절대 반대”
뒤늦은 부천시 설명회에 주민들 강한 반감 표시

나정숙 기자·이민영 인턴기자 | 기사입력 2020/11/19 [04:51]

“우리도 소각장 없는 명품도시에서 살고 싶다”

오정주민들, “광역쓰레기소각장 절대 반대”
뒤늦은 부천시 설명회에 주민들 강한 반감 표시

나정숙 기자·이민영 인턴기자 | 입력 : 2020/11/19 [04:51]

"참고 산 20여년 피해…이제 다른 곳에 건립하라"  

이강인 전 시의원, "부천시가 판도라의 상자 열어줘 고맙다"

▲ 간담회에 참여한 주민들이 광역소각장 반대를 표시하고 있다.  © 부천시민신문


2025년 수도권 매립지 사용 종료로 쓰레기 처리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부천시에서도 전국 최대 규모의 자원순환센터현대화(광역화) 사업이 주민들의 의견수렴 없이 추진되려다 거센 반발에 부딪쳤다.


부천시가 밝힌 현대화 사업의 골자는 대장동이 3기 신도시 지역으로 지정됨에 따라 소각장으로 인한 가치 하락을 막고 시설 노후로 인한 안정성과 악취 문제 등을 해소하기 위해 필요하다는 것. 특히 대장동과 역곡지구 등 도시개발에 따른 생활폐기물 증가에 따라 자립화가 시급하다는 주장이다.


이를 위해 시는 부천시 벌말로 122(대장동) 일원에 2020년부터 2028년까지 7,786억 원을 들여 1일 900톤(부천 470·인천 300·강서 130)의 쓰레기를 처리하는 소각시설을 인천 부평·계양구, 서울 강서구 등 3개 시가 참여하는 광역 소각시설로 건립한다는 계획이다. 광역으로 할 경우 부천시는 단독으로 할 때의 비용 2,153억 원보다 1,267억 원이 감소한 886억 원으로 현저한 예산절감 효과를 강조하고 있다.


당초 이 시설은 김만수 전 시장 재임 때인 2016년 안산시-서울 강서구와 함께 광역 소각장으로 증설 계획을 세웠다가  안산시가 빠지고 강서구와만 기본협약을 맺은 바 있으며, 당시에도 주민들의 강한 반대에 부딪친 바 있다.

▲ 권광진 자원순환과장이 간담회 개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부천시민신문


부천시는 지난 18일 오후 4시 오정어울마당 회의실에서 주민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조효준 환경사업단장을 비롯한 공무원과 권유경·구점자 시의원, 주민 등 70여명이 참석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권광진 자원순환과장의 설명으로 시작된 설명회는 초반부터 장경화 오정동주민자치회 간사가 “주민 의견을 ‘듣겠다’고 현수막을 붙였으면 주민 얘기를 듣고 가라. 경청의 자세부터 갖춰라”는 소통의 문제부터 “시장 임기가 2년도 안 남았는데 적어도 시장이나 부시장, 국장이 나와 설명해야지 언제 바뀔지도 모르는 과장이 얘기하는 게 옳은 소통의 자세인가”라는 책임성이 지적되었다.


권광진 자원순환과장은 시민들의 의견을 들으러 왔다면서도 “새로 조성될 신도시는 명품 신도시로 만들어야 한다. 명품 도시의 장애요인이 소각장 시설인데 지하화가 대안이다. 광역화하지 않을 경우 계양 소각장 조성으로 오정지역은 소각장으로 둘러싸이게 된다”며, 지난 10월 말 소각장 광역 지하화를 최종 결정한데 이어 30일 직접 협상을 했다고 밝혀 논란을 자초했다.


권 과장은 이어 “오늘은 주민들의 의견을 듣기 위한 것으로 앞으로 시민·시의원·공무원·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시민협의체를 구성해 부지 및 광역화 등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부천시의 입장 발표에 대해 주민들은 “다른 동네 쓰레기까지 왜 부천시로 가져오냐”, “다른 동네와 먼저 협의해놓고 왜 우리에게는 통보만 하나?”, “이미 다 결정해 놓고 이제와서 시민협의체에 들어와 하는 것은 순서가 잘못됐다” 등 항의와 고성이 오갔다.


특히 원종동 한 주민은 “삼정동 쓰레기소각장에 이어 20년 동안 대장동 소각장까지 참아왔는데 왜 오정지역에만 기피·혐오시설을 조성하려 하나?”,  김의진(상동) 씨는 “자기 쓰레기도 자기 동네에서 태우지 말라고 난리를 치는 마당에 왜 타 지역 쓰레기까지 받으려 하나? 돈만 받으면 되나? 돈으로 우리 생명을 살 수 있나?”, 한동민(신중동) 씨는 “쓰레기 처리장 옆에 공원이나 편의 시설 만들면 주민들이 얼마나 가겠나?”라며 광역 소각장 조성에 반발했다.

▲ 엄기철 오정동 주민자치회장이 소각장 광역화 반대를 외치며 주민들의 찬반 투표를 제안하였다.   © 부천시민신문


엄기철 오정동 주민자치회장은 “현대화 시설이라는 명목으로 지하화, 확장해서 타 지역 쓰레기까지 태우려고 하는 광역화에는 절대 반대한다. 신도시 2기도 소각장 건설계획을 시작도 안했는데 3기 신도시 지역인 부천시가 먼저 한다는 게 말이 되나?, 좁은 땅에 서울과 인천 쓰레기를 다 가져다 놓나? 우리 쓰레기만 우리가 태우면 되는 거다. 정말로 해야 하면 주민투표로 결정하자”고 즉석에서 제안했다.


현재 대장동 이장과 오정미래발전협의회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이강인 전 부천시의원은 “부천시가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줘 고맙다. 20년 동안 대장동 소각장이 기왕에 들어서 어쩔 수 없이 지내왔는데, 더 이상 쓸 수 없어 소각장 현대화사업으로 입지선정부터 다시 한다니, 이제 다른 곳에 건립하라고 얘기할 수 있게 됐다”며 “대장동에서 70년을 살아온  한 주민이 ‘그동안 순진해서 정부정책에 반대한 적이 없다. 이제는 그렇게 살수 없다’고 하더라. 오늘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줘 감사하다”고 밝혔다.


장경화 오정동 주민자치회 간사는 지난 2000년 부천시가 주민들에게 제시한 <부천시 청소체계 개선 진행상황 및 향후전망>과 <부천시 쓰레기 처리 현황> 자료를 제시하며 “이 약속만 정확하게 지켰으면 지금 이런 얘기를 할 필요도 없고, 우리는 이 약속을 믿고 20년간 참아왔다”면서, “부평·계양은 자체 해결한다 했고 강서구는 목동에서 안받아줘 부천을 택한 것인데 목동보다 부천의 처리 비용이 낮다. 쓰레기도 덤핑 처리하나? 또, 현재 부천시 인구 82만이 일 평균 202톤의 쓰레기를 발생하는데 역곡·대장 인구 12만 명 증가하는데 쓰레기 발생량은 470톤으로 추산하고 있다. 82만 명보다 더 많은 쓰레기를 배출하는 입주민은 명품도시에 살 자격이 없다”고 조목조목 잘못된 내용을 따졌다.


장경화 간사는 또 “오늘 분명히 입지선정은 백지화해서 주민 의견으로 결정한다”고 했으니 약속을 지키라며 “20년 동안 소각장에서 발생한 열을 판매한 돈은 어디에 쓰고 얼마가 남아있는지 정확한 업무파악을 해달라”고 요구했다.


이 자료는 “청소행정부문의 비효율성, 낭비적 요인을 제거하고 쓰레기 감량화, 재활용 증대를 위한 청소체계를 개선 추진함으로써 ‘삶의 질 향상’이라는 시정목표를 조기 달성하고 저비용·고효율의 쓰레기 처리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2000년 5월 부천시에서 작성한 문건이다.


부천시는 11월까지 추진협의체 및 입지선정위원회 구성 및 운영, 12월~2021.12. 전략환경영향평가, 2021.3~2022.6. 사전타당성 및 예비타당성 조사, 2022.7~2028.12. 자원회수시설 현대화사업 추진 등의 일정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 

 

한편 '부천 대장동 쓰레기 소각장 광역화 반대(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593999)'는 지난 16일부터 청와대 청원이 진행 중이다. 청원 참여는 12월 16일까지이다.

▲ 인천 계양구에서 조성될 에정인 계양소각장 위치. 그러나 확정된 것은 아니다  © 부천시민신문

▲ 간담회에 참석한 조효준 단장(완쪽 두번째)과 부천시 공무원, 권유경 시의원(오른쪽 첫번째)이 자료를 보고 있다.   © 부천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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