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시는 유네스코가 인정한 ‘문학’창의도시다.
여러 가지 종류 가운데 유독 ’문학‘ 분야의 특장(特長)을 인정해준 이유가 있다는 공인(公認)을 의미한다. 부천시는 그 자랑과 영광으로 홍보에 많은 노력과 비용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잘 알고 있듯이 ‘문학’은 예술의 여러 분야 가운데 하나를 자리한다는 의미이다. 문학은 글(문자)를 매개로 이루어지는 예술이다.
수주문학상(이하 ‘수주상’)은 부천 출신의 민족 시인인 변영로 선생의 문학정신을 기리기 위해 부천시가 제정한 문학상이다. 올해로 26회를 맞이했다. 나이로 26살은 적지 않은 연령이다. 그 과정이나 경로를 살펴보면 질곡(?)은 아니었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작금에 이르러서는 유네스코 문학창의도시 가입 조건(?)으로 신설된 ‘부천디아스포라문학상’과 비교하면 더더욱 초라하기 그지없다.
특히, 수주상 시상식은 시상자가 ‘부천문화재단’ 대표가 되면서 동시에 ‘기관상’으로 전락했다. 초기부터 10년 넘도록 은 부천시장이 참석해 시상하였고, 민주당 시장이 등장한 2010년부터 2022년까지는 단 한 번도 참석하지 않았다. 그러다 2023년 시장이 참석해 시상하였다. 필자는 ‘이제야 제자리를 찾는구나’ 하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니었다. 도로 나무아미타불이 되었다.
‘디아스포라 문학상’과 비교해보면 우선 상금이 6천만 원에 전체 예산은 4억 원에 가깝다. 시상식은 전문 아나운서가 초빙된다. 수상자는 모두 국외에 있다. ‘디아스포라 문학상’이 국외용이라면 수주상의 국내용이다. 상금 1천만 원에, 시상식은 품격을 찾아볼 수 없고, 기념 작품집으로 발행되던 <수주문학>은 온데간데 없고, 대신 <현대시>에 수상작을 실어 돈을 주고 구입해 온다.
올해 기념행사로 마련한 시극(詩劇)은 시낭송에 불과한 것이었다. 또한 그날에 기념해야 할 인물은 ‘논개’가 아니라 수주 변영로이다. 작품 낭송 행사도 초등학생을 출연시켜 수주 선생의 한자 시어(詩語)가 낭송의 어려움(낭송은 단어의 의미의 충분한 이해가 충족되어야 할 것)이 감상자에게도 불편함을 느끼게 하였다. 어린 학생이 수주의 시를 이해할 수 있을까?
심사평에서는 적어도 심사위원이 참석해 발표하는 것이 문학상의 권위(?)일 터, 다른 사람이 심사평을 대독(代讀)함으로서 스스로 권위를 떨어뜨렸다. 심지어 일부 문인들은 이번 수상작에 대해 “작품성이 없다”고 평가절하했다.
수주 변영로는 ‘민족 시인’이자 3.1 독립선언서를 번역·필사해 선교사들에게 주어 미국에서 독립선언문이 발표되도록 한 독립운동가이다. 그는 창씨개명도 하지 않았고, 단 한 줄의 친일문장도 남기지 않고, 아름다운 우리말로 시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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